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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괜찮아지는 순간

요즘은 멋진 취미들이 참 많다.골프나 서핑, 멋진 카페 투어 같은 것들.시간을 꽤 근사하게 쓰게 하는 취미들이다.​나도 이것저것 취미가 많은 편이다.그런데 그 많은 취미들 사이에서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어떻게 보면 조금 촌스럽다.날씨 좋은 날, 햇볕 드는 곳에 가만히 앉아 있는 일.​장비도 필요 없고, 기록을 낼 필요도 없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그저 따뜻한 자리를 하나 찾아 조용히 앉기만 하면 된다.가끔은 시골 본가에 내려가 마당에 의자 하나 놓고 앉는다.​선선한 바람이 다가오고, 햇볕이 얼굴에 느껴진다.햇볕은 그냥 거기 있을 뿐인데, 어느새 내 마음이 느긋해진다.​햇볕을 쬔다고 해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다.엄청난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신이 나는 것도 아닌데,이상하게도 그 시간을..

그날, 시계를 본 사람

나는 8살이었다.‘죽음’이라는 단어는 알고 있었지만,그게 어떤 경험인지, 어떤 감정인지, 아직은 와닿지 않던 나이였다.​외할아버지는 오랫동안 아프셨고 내가 기억하는 그분은 거의 말도 하지 못하던 분이었다.그래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그날,슬프다기보다는 엄마가 울었기 때문에 나도 같이 울었던 것 같다.눈물은 났지만, 진짜로 ‘그가 떠났다’는 실감은 없었다.​그런데 그날의 이야기 중 하나가 내 삶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임종을 지키던 엄마와 이모들은 외할아버지가 자꾸 시계를 바라보셨다고 말했다.의식이 희미해져가는 그 순간에도, 자꾸만 시계를 보았다고.나는 그 장면을 본 적이 없다.하지만 그 말은 이상하게 내 마음에 아주 깊이 남았다.​그의 마지막 기억 속에서시계는 도대체 어떤 의미였을까.정말 시간이 다 된 걸..

밀려드는 시간, 지워지는 나_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나서

나는 종교를 믿지 않는다.신이 세상을 창조했다거나, 어떤 신의 뜻대로 내 삶이 흐른다고 믿지 않는다.하지만 나는 매일 시간을 느낀다.그리고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무력함과 경외를 동시에 경험한다.​우리는 시간 속에 산다.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몸을 늙게 하고, 관계를 바꾸고, 기억을 흐리게 만든다.사랑도 상처도 모두 시간에 감긴다.그 신비한 흐름 앞에서,사람들은 종종 신을 찾는다.혹은 시간을 읽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무당이나 점쟁이, 신점을 보는 사람들.그들은 어쩌면 우리가 접근하지 못하는더 높은 차원의 시간,그 흐름의 패턴을 감지하는 이들인지도 모른다.사실, 우리가 그들에게 묻는 건 거의 항상시간에 관한 질문이다.​“앞으로 어떻게 될까요?”“이 일이 언제 끝날까요?”“그 사람은 다시..

[러닝] Ep.17 10km 처음 뛰어보는 친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_2025. 03

10km 6분 37초 페이스​친한 동생과 6일에 10km 대회를 같이 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10km를 아직 한 번도 뛰어보지 않았다고 걱정하더라고요!! 항상 5km만 뛰어보았다고 무섭다고 하길래 ㅋㅋㅋㅋㅋ 그래도 대회 전에 한번은 10km 뛰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저도 잘 못 뛰지만 페이스메이커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동생이 6분 30초 ~ 7분 사이 페이스를 하고 싶다고 해서 맞춰보기로 했습니다.​처음 뛸 때 동생이 신나게 달리더라고요 ㅋㅋㅋㅋ 그래서 처음에 신나서 빨리 뛰면 분명히 뒤에 힘들 거라고 했는데 일단 뛰었습니다... 초반엔 어느 정도 재밌었습니다. 업힐이 나오기 전까진....​둘 다 처음 뛰어보는 코스여서 업힐이 이렇게 자주 있는지 몰랐는데 꽤 많더라고요 ㅋㅋㅋㅋㅋ 힘겹게 업힐..

[러닝] Ep.16 나이키 알파플라이 3 리뷰, 카본화 후기_2025. 03

나이키 알파플라이 3 구매 (사이즈 반업 안함, 발 볼 없는 칼발) / 가격 30만원여러곳 찾아봤지만 품절이라서 크림에서 구매5km 기준 1km 5분 30초 페이스도 못하던 런린이 -> 1km 4분 54초 페이스가 나오는 기적 경험5km PB 달성 : 26분 21초 !!​카본화에 대한 무서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또 엄청 궁금한게 인간이라....4월에 대회 2개 5월에 대회 1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어떤 신발을 신고 뛰어야하나 한참 고민을 하다가 주위에 달리기에 미친(?) 동생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원래는 나이키 줌플라이를 살까 했는데 동생이 그냥 알파플라이를 사라고 추천해줬어요.이유는 이미 젤카야노31이 있는데 줌플라이를 추가로 사는거보단 기록을 단축 시킬 수 있는 알파플라이를 사보는게 어떠냐 하..

[러닝] Ep.15 거의 세 달만에 뛰어 본 10km_2025. 03

10km / 6분 05초 페이스​1월, 2월에 런닝을 너무 안뛰었더니, 어느 새 10km를 뛴 게 12월이 마지막이더라구요... 다음달에 10km 대회 두개가 있는데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서 얼른 10km를 뛰어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마침 날씨도 굉장히 따뜻해서 한번 해봐야겠다 싶어서 오랜만에 10km를 뛰었습니다. 사실 뛸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대회가 코앞이니 어쩌겠습니까. ​몸 컨디션도 나쁘지 않고 다 좋았는데 날이 이렇게 더울 줄 모르고 기모 옷으로 위아래를 입고 왔는데 너무 더웠습니다. 땀이 줄줄 흘러서 이 점 뺴고는 10km는 오랜만에 뛰었지만 재밌었어요!이날 6분 00초 페이스를 맞춰보고 싶어서 노력했는데 살짝 밀려서 아쉬웠습니다. 6분 05초로 되었네요... 대회 전에 두번 정도 더..

[러닝] Ep.14 드디어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러닝_2025. 03

이제 확실히 봄 날씨인 것 같아요제가 주로 뛰는 한강공원에 운동하시는 분들도 엄청 많아졌고, 어딜 가도 야외에 사람이 많네요! 원래 러닝 할 때 선글라스 쓰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점점 햇빛이 세지는 것 같아서 요즘은 필수로 착용합니다.​이제 뛰러 갈 때도 두꺼운 옷을 입지 않아도 되어서 정말 좋아요. 이제 긴 레깅스 대신 반바지를 입고 뛰어도 되겠더라고요! 이날 뛰어보니 다음 러닝은 꼭 반바지를 입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ㅎㅎ​제가 제일 좋아하는 거리인 7km를 오랜만에 뛰었습니다. 확실히 느려졌더라고요 하하 얼른 폼을 올려야 하는데 살짝 불안해졌습니다... 그래도 날씨가 좋으니 자주 뛸 수 있을 거라 제 자신을 믿어봅니다!!​다들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다치지 마시고 행복 러닝 하세요!!​​​나예림의 운동..

[러닝] Ep.13 러닝 벼락치기_2025. 03

우당탕탕 살다 보니 벌써 3월이네요.점점 뛰기 좋은 날씨가 다가온다는 사실에 기쁩니다. 그런데 4월에 10km 대회가 두 개나 있어서 큰일 났습니다. 오늘 가민 앱을 확인해 보니 제가 1월 2월에 정말 안 뛰었더라고요...?    제 인생 목표가 '매일 발전하기'인데 러닝은 열심히 하지 않아서 오히려 퇴보했습니다ㅠㅜ 겨울이라 날이 추웠던 것도 있지만 이 또한 다 핑계겠지요... 다음 달에 대회도 얼마 남지 않았고, 반성의 의미로 3월에는 열심히 뛰기로 마음먹었습니다.​4월 대회를 위해서라도 러닝 벼락치기를 하기로 했어요!날씨가 정말 많이 풀려서 이제 러닝 할 때 외투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괜히 불편하기만 하고 땀이 너무 나더라고요! 기모로 된 상의, 하의 하나씩만 입으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외투를 ..

[러닝] Ep.12 더 레이스 서울 대회 일정 변경 정보 및 러닝 자세 고민_2025. 02

2월 23일에 예정되어 있던 더 레이스 서울 대회가 4월 6일로 변경되었습니다!혹시라도 참여 예정이신데 체크 못하신 분들은 문자 확인 한번 하시길 추천합니다.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대회인데 최근 서울 시내에 대규모 집회 및 시가행진 지속으로 교통 혼잡 및 안전 문제로 인해 연기되었다고 합니다. 1차 환불 2월 23일 17시, 2차 환불 3월 11일 13시까지라고 합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들은 기간 내에 환불 신청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추가 접수는 2월 25일 10시부터 선착순 15000명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원래대로 라면 다음 주 일요일이 대회라서 같이 나가기로 한 동생과 미리 연습하려고 계획을 세워뒀는데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좀 허무해졌지만 안전 문제라고 하니 어쩔 수 없죠! 요즘 ..

[러닝] Ep.11 피지컬 떨어지지 않게 짧게라도 뛰기, 다음 주 마라톤 대회 연습_2025. 02

2월 23일 더 레이스 서울 대회 10km 연습 : 짧게라도 자주 뛰기​주위에 오랜 기간 러닝을 해 왔고 심지어 하프도 4분대 페이스로 아주 잘 뛰는 지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종종 지인들에게 러닝에 관한 고민을 이야기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요즘 날이 워낙 왔다 갔다 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봤더니 오래 쉬는 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러닝머신이라도 자주 뛰어줘야 피지컬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확실히 러닝은 자주 뛰어 줄수록 기록이 엄청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힘든 게 많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주 3회씩 뛰었을 때는 5km는 너무 짧다고 느껴지고 힘들지도 않았거든요. 그러다 요즘 좀 주 1회로 뛰는 횟수가 줄어들고 나니 5km 뛰는데도 전보다 훨씬 벅차고 기록도 자연스럽게 차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