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예림의 투박한 생각일기

안 보는 TV를 그냥 틀어두는 이유

울림소리 2025. 3. 27. 17:28

“웅성거림도 온기의 일종이었다.”

웹툰 '살아생전'에서 봤던 문장이 있다.

그 말을 처음 봤을 때, 이상하게 마음이 찡했다.

나는 혼자 산 지 오래되었다.

집에서 혼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은 조용하고 평화롭다.

하지만 가끔은 웅성거림이 그리워진다.

집 안이 너무 고요하게 느껴질 때면,

그냥 TV를 켜놓는다.

뉴스도, 예능도 상관없다.

그저 사람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배경이 필요할 때가 있다.

사람에 치일 땐 혼자 있고 싶고,

소음에 지칠 땐 고요함이 너무나도 간절한데

어떤 날은,

그런 웅성거림이 이상하게도 마냥 따뜻하게 느껴진다.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거는 건 아니지만

그 말들이 부딪히고 흘러가는 소리 안에 사람의 체온 같은 게 있다.

혼자 사는 인구가 늘어나고,

혼자 외로이 떠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사회에서

작은 웅성거림은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온기일지도 모른다.

배경처럼 흐르는 목소리들이,

그저 흘러가는 소리들이

하루를 견디게 해주는 경우도 있다.

많은 이들이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다.

투박한 생각 일기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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