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멋진 취미들이 참 많다.
골프나 서핑, 멋진 카페 투어 같은 것들.
시간을 꽤 근사하게 쓰게 하는 취미들이다.
나도 이것저것 취미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그 많은 취미들 사이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어떻게 보면 조금 촌스럽다.
날씨 좋은 날, 햇볕 드는 곳에 가만히 앉아 있는 일.
장비도 필요 없고, 기록을 낼 필요도 없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그저 따뜻한 자리를 하나 찾아 조용히 앉기만 하면 된다.
가끔은 시골 본가에 내려가 마당에 의자 하나 놓고 앉는다.
선선한 바람이 다가오고, 햇볕이 얼굴에 느껴진다.
햇볕은 그냥 거기 있을 뿐인데, 어느새 내 마음이 느긋해진다.
햇볕을 쬔다고 해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다.
엄청난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신이 나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풀리지 않던 고민들이, 어려웠던 마음들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시끄럽고 서늘했던 마음이 햇볕이 따뜻하게 해주니
그럭저럭 괜찮아진다.
그 한 끗의 차이가, 생각보다 나에겐 든든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해결해줄 거 같으니까.
행복은 엄청 반짝이지도, 매일 마주하지도, 요란하지도 않게
가끔은 그냥 햇볕처럼, 아무 말 없이 내 옆에 머물다 간다.
투박한 생각 일기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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